추운 겨울, 바다 깊은 곳에서 건져 올린 아귀는 그 투박한 모습 뒤에 감춰둔 놀라운 맛의 세계를 선사합니다."겨울이 되면 식탁 위에 자주 오르는 생선들이 있습니다. 그중에서도 아귀는 특별해요. 사실 아귀를 처음 본 사람은 '이걸 먹어도 되나?' 싶었을지도 몰라요. 울퉁불퉁한 외모에 마치 바다의 괴물 같기도 한 모습이니까요.하지만 저희 부모님 세대는 이 아귀를 버릴 게 하나도 없는 보물처럼 소중히 다뤘습니다. 추운 날, 연탄 아궁이 위에서 뽀글뽀글 끓던 아귀찜 냄새는 그 자체로 온기를 전했죠. "국물만 떠먹어도 보약이다"라는 말은 괜히 나온 게 아니었어요.어린 시절, 저는 그 국물 한 모금을 마시며 "이래서 어른들이 아귀를 좋아하는구나" 했던 기억이 납니다.아귀의 제철은 늦가을부터 겨울까지, 대체로 11월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