무, 겨울의 순백 친구겨울철 시장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는 무를 보면, 괜스레 마음이 편안해져요. 길쭉하게 뻗은 몸매에 하얗고 단단한 겉모습은 참 소박하면서도 당당하죠. 아무리 추운 날씨에도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묵묵히 자란 무는 겨울이 되면 가장 달콤하고 아삭한 맛을 선물해줍니다. 어릴 적, 겨울방학이 되면 할머니가 무 한아름을 집으로 가져오시곤 했어요. “겨울 무는 약이다!” 하시면서 무국을 끓여주시던 기억이 나네요. 김이 모락모락 나는 뚝배기 속에서 노릇하게 익어가던 무는 얼마나 따뜻하고 다정한 맛이었는지요. 씹을수록 단맛이 올라오는 그 맛은 어린 마음에도 참 신기했어요. 무는 겉보기엔 단순해 보여도, 알고 보면 속이 꽉 찬 친구예요. 아무 요리에 넣어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죠. 국물 요리에..